후배들이 미팅 미팅그러는데..
이 선배는 이 나이 되도록 변변한 애인하나 있어본 적 없지만
그래도 박학한 잡식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미팅에 관한 이론을
정립하여서 여기에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글을 올린다. 원래
이론에 밝은 놈치고 실전에 강한 놈 없다더니 바로 내 이야기인가
보다. 하여간 알아서 보고 새겨들을 것은 암기하고 넘길 것은 넘겨
라.
"옷깃이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과는 달리 "살갗(?)이 스쳐야 인연"
이라는 말이 통용하는 시대가 요즘 세상이다.(격세지감을 금할 길이
없다...) 좌우간 유사이래 지금 같이 남여관계가 개방적이고 진취적
인 때는 없었으리라... 수많은 남여가 만나 사랑하고 뭔가를 하고
헤어진다. 능력좋은 이들은 직접 어떻게 일을 벌여 짝을 구하나 대부
분이 미팅이라는 기성세대의 유물을 매개체로 하여 만나고 있는 실정
이다.
이러한 미팅에 대하여 수많은 이론이 범람하고 있고 많은 젊은이들이
올바른 좌표를 못찾고 방황하며 때로는 미팅에서 상상도 못할 곤경에
빠지는 일이 왕왕있다. 미팅이란 일종의 외교요 협상이니 올바른 전략
과 전술을 수립하여 소신있게 나아가면 소기의 목적을 얻어낼 수 있을
지라...
외교학과도 이런 시대조류에 결코 예외는 아닌 듯 싶다. 수 많은 선남
선녀가 활동하는 장으로서 여기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긴요함을 올바
른 해결책과 전략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이 자리를 빌어 현재 국내 최고
대학에서 외교학을 전공하고 수많은 작전에서 위협과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어느덧 베테랑이 된 김 성훈님을 모셔 이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학기초의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준 제군들에게 감사드린다.
김 성훈님의 이론은 지금 외교계에 커다란 파문을 던지고 있을 정도로
논란이 오고 가고 있고 대부분의 석학들은 그의 이론을 진리로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그의 이론 중 주로 전략적인 면을 고찰하고자 한다.
물론 헌팅이라는 개념도 일종의 미팅이라고 설정하고 이에 대한 이론도
살펴 보겠다.
우선 미팅에 나가면 수많은 외교적 용어가 오고간다. 이에 대하여
정리하도록 하겠다. 어떤 곳이나 어느 때나 미팅에서 짜증나는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인물들을 지칭하는 용어의 올바른 이해는
필수적이다.
1.폭탄 : 가장 흔히 쓰이는 말로 못생긴 상대를 지칭할 때 쓰인다.
아주 포괄적인 용어로 여기에는 어떤 Grade즉, 등급의
구분이 없다. 단지 막연히 맛이 가는 상대를 지칭할 때 쓰인다.
그 강도에 따라 수많은 용어가 사용된다. 콩알탄, 수류탄에서
원자 폭탄까지....
2.콩알탄 : 약간 맛이 가는-그러나 다소 깜찍하다는 뉘앙스도 있다-상대를
지칭한다. 주지하다시피 실제 콩알탄은 인간에게 해롭지 않다.
따끔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미팅에서 콩알탄은 좀 아니다 싶어
깜짝 놀라나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상대를 뜻한다.
3.수류탄 : 이제부터는 대인 살상용 무기이므로 위력도 무시못하는 수준이
다. 이 정도의 상대를 접해도 귀하는 베테랑이 아닌 이상 제법
고생할 것이다. 무시 못할 상대이다.
4.박격포 : 수류탄보다 높은 단계
5.미사일 : 박격포도다 더 높은 단계
6.지뢰 : 숨어있다가 나타나서 사람을 해치는 존재. 즉 미팅에 늦어서
미리 파트너로 정해진 사람으로 하여금 상당한 곤혹스러움과
함께 실망을 주는 존재. 이보다 한단계 더 심한 지뢰로 한번
미팅에서 만나고 나서쿠터 악착같이 연락을 계속하고 물고 늘
어지는 말목을 잡고 놓지 않는 "발목지뢰"가 있다. 물론 이런
지뢰라는 용어도 매우 포괄적이고 강도에 따라 대인 지뢰,
대전차 지뢰,지뢰밭,핵지뢰등 무수한 용어가 있다.
(발목지뢰는 다른개념. 얼마냐 끈질긴가를 측정하는 척도이다.)
7.독가스 : 보자마자 현기증을 느끼게 만드는 상대로 여기에도 여러가지 단
계가 있다. 조금 어찔한 상대는 "부탄가스"라고 하고 위독한
상대는 "일산화탄소가스 or 연탄가스"라고 한다. 최근에는 오움
진리교 사건과 같은 시사를 반영하듯 이보다 더 강도가 높은
"사린 가스"도 등장하고 있다.
8.고엽제 : 월남전에서의 고엽제를 상상하면 된다. 상대방을 말려죽이는 파
트너로 자신의 돈은 절대 안 쓰고 비싼 레스토랑에가 상대방을
말려죽이거나 비틀어버리는 존재. 주로 고엽제들은 토큰하나만를
들고와 "배째라"전술을 통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비싼 식당, 술집
등에 가게 하여 박살을 내고 말려죽인다. 극단 적인 경우로 헤
어질때 택시비까지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9.네이팜탄 : 상대방으로 하여금 열받게 하는 파트너. 상당히 무례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파트너로 일명"싸가지"라고도 한다.소위
"Princess Syndrome(공주병)"에 걸린 파트너일 수록 네이팜탄
일 가능성이 높다. 주변에 화기를 멀리해야 한다.
9.원자폭탄,수소폭탄,핵폭탄 : 만일 미팅에서 이런 상대를 만난다면 귀하는
맹 불행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이외에도
I.C.B.M.등 상당히 유사한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폭탄의 종류는 파괴력이 상당
히 클 뿐더러 "방사능"으로 인하여 주변의
여러사람-파트너가 아닌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민망함을 느끼고 동정심을 유발하므로
써) 또한 "낙진"의 위험성이 있다. 발목지뢰
와는 궤를 달리 할 정도로 잔류 피해가 막심
하다.상당히 크나큰 피해를 준다...
10.융단 폭격 : 상대쪽 파트너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모두 고르게
폭탄일 경우(최하 수류탄 이상)를 지시한다.
11.폭격기 : 융단 폭격을 감행하는 사람(주선)을 의미한다. 의도적으로
융단폭격을 하여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이런 경우는
대부분 자신이 폭탄인 경우다."자크 시락"이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의 대통령을 빗대는 말로 지난 번에 핵실험을 해
크나큰 물의를 빚고도 후회없이 또 다시 핵폭격을 감행하는
폭격기를 의미한다.
12.무기고 : 어떤 과하고 단체로 과팅을 했을 때 그쪽 학과 학생들이 전원
폭탄인 경우를 지칭한다. 흔히 "영변 핵시설"이라고도 한다.
현재 모과와 모과가 무기고로 판명난 상태이다.
(여기서는 밝힐 수 없다.)
13.핵실험지대 : 미팅에서 파토가 많이 나거나 폭탄이 많이 터지는 장소를
의미한다. 원자폭탄 실험이 있었던 섬들의 이름을 따서
"비키니섬"이라고도 한다. 유명한 곳으로 이대 옆의
"피가로"나 강남역의 "샤갈이 눈내리는 마을"을 들 수있다.
14."물" : 물이 좋다 나쁘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동네 혹은 술집이나
락카페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말로 괜찮은 사람들이 많으면
물이 좋다 하고 눈 씻고 봐도 없으면 물이 나쁘다고 한다.
그 등급에 따라 미네랄 워터,1급수,2,급수,3급수로 구분된다.
참고로 서울대학교 캠퍼스는 "독극물"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것은 음해다. "재색겸비"라는 말이 있듯이
의외로 멋진 사람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나 강남역은 "1급수"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폭탄에 대응하는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취사택일을 하기 바란
다.
1.맞불작전 :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고전적인 수법을 이용한다.
이를 위해선 대담함이 요구되며 자신의 평가가 안 좋게 나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차후에 "껀수"가 안 들어올 공산도 있다
....)
여러가지가 있다.
a.연주회를 보러가자고 꼬신 뒤 한소절 끝날 때마다 일어서서
외친다.
"기레이!!!!!!!!!!!"
b.수준 높은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 뒤 영화시작전에 수면제를
한 알 먹고 고개를 최대한 뒤로 꺾고 잔다.코를 골면 금상첨화
c.잠실야구장에 데려가서 1루측에서 열광적으로 해태를 응원하
고 3루측으로 와서 LG를 전투적으로 응원한다.
그외에도 더 많지만 생략하겠다.
2.묵비권 전법 : 아무말도 없이 인상만 계속 쓰고 담배를 벅벅피운다.
어디 안 나갈꺼냐고 물어도 계속 말없이 버티고 시간을
끈다. 덩치가 크고 인상이 험악한 사람일 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만약 상대방이 같이 맞담배를 필 경우에는 낭패이
다.
3.배째라 전법(할복자살형) : 폭탄이 걸리면 잽싸게 화장실에 간다.
가서 우선 한숨을 크게 내쉬고 즉시 돈과
현금 카드등 돈이 될만한 것을 양말이나 속주
머니 깊은 곳에 "꼬불치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간다. 그리고 가서 말한다.
"나 오늘 돈이 별로 없느데 어디 갈까?"
그리고 네이팜탄 역할을 한다.
4.극기훈련형 : 다 자신이 부덕한 탓이라고 생각하고 운명을 워망하며
고행의 길을 수도자의 자세로 임한다.극기훈련이라고
여기고 모든 고통을 달게 받는다.
5.벼랑외교형(Brinkmanship) : 폭탄이 나오면 주선에게 다시 하자고
바득바득 우긴다.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상당한 압력을 넣는다. 최후통첩이
결렬되면 결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태도
를 취한다.
(반드시 나갈 것. 안나가면 x된다.)
이 방법은 결코 권하고 싶지 않다.....
6.사전퇴로 모색형 : 미리 퇴로를 열어놓는다. 미팅하기 전부터 공공연히
과외가 있어 혹은 약속이 있어 일찍 가야 한다고
선성한다. 이후 폭탄이 나오면 그를 데리고 공중전화
로 간다.그리고 결번인 번호나 아무렇게 눌러
통화불능의 상태에서 보라는 듯이 큰소리로
고래고래 지른다."여보세요 저XX인데요.오늘 사정이
있어 과외연기해야 할 것 같은데....예?
뭐라고요? (아주 큰소리로) 안된다고요? 아 맞다.
걔 내일 시험(!)이랬죠? 예 알았습니다."
그리고 다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간다.
=>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써먹는 방법이다. 그럼 킹카가 나오면?
마찬가지이다. 큰소리로 "연기해주신다고요? 감사합니다!"
라고 수화기에 대고 말하고 끊는다.
이렇게 폭탄에 대처하는 유형도 여러가지다.폭탄을 처리하는 용사는
어떤 미팅에서나 등장하고 "영웅"칭호를 받게 된다.소위 "폭탄처리반"
"지뢰제거반" "핵시설 분해반"이라고도 불리워진다. 이러한 용사가
되기 위해선 동료간에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한다. Reparation or Damages
같은 피해 보상금이나 전후 배상금같은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물적피해외에도 심적피해에 준하는 보상금이 주어져야 함은
기정사실이다.
수많은 폭탄 처리를 한 "산전 수전을 다 겪은"사람들을 흔히
"패트리어트 미사일" "가미카제" "상이용사"라는 칭호를 받고
대부분 "향군회"에 가입한다.
(말은 웃기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심적 물적 피해가 크다....)
확실한 상대를 얻으려면 미팅보다는 헌팅이 더 좋다. 그러나
이는 실패할 경우 개쪽을 당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이럴때에 대비하여
헌팅하다가 ㅃ찌를 맞고도 개쪽을 피하는 전술을 제시하겠다.
우선 대담한 용기, 천연덕스러움, 태연함이 요구된다.
(절대로 쭈삣거리지 말라.)
우선 껀수를 물색한다. 그 담에 주변에 애인이 있는 지 없는 지
판단한다. (있는데 접근하면 참사가 발생한다.)
없음을 확인 하고 가서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혹시 시간 있으신지요.."
만일 여기서 "흥 됐어요.가봐요!" 요렇게 나오면......
다음과 같이 대처한다.(아주 자연스럽게..절대로 쫄지 말고...
얼굴색을 붉히면 곤란하다.)
"그러십니까 유감이군요. 예수 믿으세요.
주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습니다. 주님은 믿는 자만을 용서하십니다.
예수님 믿으세요..주절주절.....아멘... 다음에 봅시다..."
헌팅할 때는 반드시 옆에 두툼한 성경을 끼고 해라.....
그리고 서울대생들은 헌팅하기 전에 학생회관에서 네비게이터(전도써클)
동아리 방에 들러 좀 보고싶다고 하면서 전도용 쪽지를 몇장 들고 나와
헌팅에서 실패할 때 그 쪽지를 주면 더 효과가 크다.
(자신에게 뺀찌놓은 상대방을 개쪽주는 데는 더할 나위없다......)
(네비게이터 써클룸에서 쪽지만 잽싸게 얻고 나올 것.붙잡히면 큰일난다.)
기독교와 예수를 모독한 점이 다소 죄송스럽기는 하나
어쩔 수 없다. 살아남으려면....
이상으로 미팅의 용어와 헌팅에서 거절당할시 역습을 하는 방법을
논해 보았다. 이후에도 많은 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