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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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es77 ( Hit: 182 Vote: 1 )

1. 체념

잡힐 무언가가 있어야만 할것 같은데.....
같은데....


머리와 가슴속에 품고 있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기만 한데....
한데....

무엇하나 떠오르지 않고
알지 못할 답답함에 머리와 가슴이 더욱 공허해져가기만 하는구나.

어떤 의미 있는 삶의 소용돌이로 나를 항해시키지 못한 채
삶이란 다 이런 것이라 하며 매일 매일 이런 무의미함속에
나를 깨워일으키며 그렇게 지내다 하루를 마감하곤 또 다시
그런 아침을 위해 쓰러져 잠들다 다시 일어나곤 하기 싫은데.....
싫은데.....

내 모든것을 다 소모시켜내야만 하여 내가 오랜 시간 존재하게
될 순 없단 걸 담보로 잡혀도 좋을 그런 열기와 힘을 가진 무언가를
발견해낼 수 있는 운명이 나같은 이에게도 거쳐가준다면 좋을텐데......
좋을텐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왠지 나의 평생은 그런 하루하루가 이어져가버릴뿐인 것같은 예감....

그렇다면 살아가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는지....
있는지....

이런 억울함을 떳떳이 부르짓을 수 있는 당당한 이유조차
마련해 내놓진 못하니 이 모든 것이 나의 탓이리.......

가슴깊이 박혀있으나 보잘것 없고 초라할뿐인 나의 허탈감.









2. 발길을 재촉하며

사실 오늘 또한 딱히 할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으로 그렇게 빨리 발길을 돌리긴 싫었다.
생각하면 왜그렇게 가슴이 뛰고 초조해지는 지.
요즘 내 눈앞에서 그들에 대한 예전의 모습을 무너져버리게 한
차마 누구에게 말로 설명해내기조차 부끄러운 그런 모습이
그냥 눈을 감아버린다해도 머리속을 파고들기때문이지만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오기까지 하기도 한다.......
너무나 상상이하로 무너져버린 모습들.

하지만 오늘은 내가 마주쳐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난 어른스럽게 행동해내주기로 했던 것이다.
그는 그런 여유는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나에게 연락을 하였다.
난 참 그녀가 대견스럽다.
어쩌면 그녀는 나보다 더 큰 사람일지도 모른다.
난 그녀보다 어찌해야할지, 무엇이 최선인지 모르고 있는지 모른다.
그녀가 너무나 냉정한건지 의연할 수 있는 힘을 가진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녀는 벨도 좋단 소리를 나에게 들어가며 조용히 조용히
어쩌면 내가 참고 해내야 할 많은 일들을 해주고 있다.
어쨌든 평소의 내 행동대로라면
그의 말을 전해듣고 난 더 바람을 불어내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그런 건 더이상 아무 좌우됨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보란듯이 떳떳해내하는거다...
그리고 바람을 받을 이유가 없는 그에게까지 바람을 주고싶진 않았으니.


3. 내 머리속의 상상

요즘은 어쩐지 내 머리속에선 웃는걸 어색해내 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낯 모르는 사람들 속을 걷노라면
난 '중경산림'의 흔들리듯 재빨리 스쳐지나가는
모습이 뒤틀려대는 사람들 가운데로
묵묵히 한발 한발 떼어놓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이곳에 와 문을 닫고 혼자 가만히 있노라면
난 창문도 없고 문도 없는 몸 넓이와 길이를 겨우 들일수 있는
직사각형의 천장 높은 방에 차렷 자세를 하고 누워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들로 가벼운 웃음이 흩어지는
자리를 함께 하게 되노라면
난 고장나 아무리 눌러대도 아무소리가 나지 않는
빨간 초인종 단추가 된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4. 마주치기

그를 아침마다 아파트 길목의 거의 그 지점에서 꼭 마주치게 된건
한 2주전 일정한 그 시간에 집을 나서게 된 첫날부터였다.
그는 우리 아파트 바로 옆 상가에서 일하는 젊은 남자 미용사다.
그는 머리를 빨간 색으로 전체 염색했기때문에
첫 출근날 보게 된 그를 난 참 요란스럽다며 쳐다봤기떠문에
기억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꼭꼭 그 길목 대략 그 지점에서 그와 마주쳐 지나간다는 것이다.
모든 날 그랬다는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내가 그 길을 이용해 출근할때면 항상 보게됐다.
처음엔 그것을 인식못하고 그와 지나치다가
어느날부터는 정말 그렇네 하며 오늘도? 그런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서보면 그 지점에 다다르면 어김없이 그도 오고 있는 것이다.
뭐 꼭 그자리는 아니고 대략 차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내게 늦잠자는 일은 이상히도(?) 일어나지 않아서
거의 일정한 그 시각에 집을 떠나게 되고
그도 뭐 지각을 절대 안해서 거의 같은 시각에 집을 떠난다면
매일 마주치게 되는 것은 사실 뭐 이상할것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길이 5분정도의 거리니
나도 5분에서 10분정도의 오차로 집을 떠나곤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리 쉬운 우연은 아닌것 같다.
그런데 오늘. 난 아침에 은행에 들려야 할 일이 있었기때문에
딴때보다 20분정도 일찍 집을 나섰다.
역시 그 길목을 지나게됫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다
지하철이 와 문이 열리고 문 옆으로 비켜서 사람들이 내리는 걸
기다리고 있는데 뜨아~ 그 문에서 그가 내리는게 아닌가.
시간은 그렇다치고 그 많은 무구멍중에 그 문구멍으로 내리다니..
하여간 오늘도 그 길목에서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만나긴 만났다. --;











5. 이러다 그곳으로 돌아가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 이렇게 쭉 어떻게 되는건 아닐까...
마치기가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란걸 듣기도 했지만
정말 내가 그처지에 놓일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하긴 마친다 하여도 별반 인생의 획기적 변화를 얻게
될꺼 같지도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보잘것 없는 밑바침이라도 마련은 해야한다.


본문 내용은 9,60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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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