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ny?~] 가치의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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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es77 ( Hit: 219 Vote: 1 )

그러고 보면,
인간은 사회에서 만들어낸 언어에
꽤나 딸려가는 것 같다

싸늘하다와 서늘하다
의미는 다를 망정
싸늘하다는 단어가 서늘하다는 단어보다 환산가치가 높은건 아니다
그렇지만 싸늘하다의 의미가 서늘하다는 의미보다
의미상 수준에선 높을수도 있을 망정이라고 생각된다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의미 수준이 있는 것처럼

바보야, 라고 말을 하는 상황이 있을때
바보야에 내포된 의미가 다를 상황
욕으로 쓰일때, 애교서린 농담처럼 내뱉어질때
하나의 단어로 의도한 의미 차이를 내포할 수 있다
아니면 같은 의미로 쓰여도 의미의 경중을 싣을수 있다던지

단어의 가치도 평등해야 한다
하지만 단어의 의미는 달리해져 있다

내게 있어 아직도 좋아한다에서 사랑한다로의 경계를 넘기엔
많은 강박적인 사고들이 매어져 있다
아마 앞으로도 오래 그 경계를 낮게 하진 못할꺼 같다

'사랑'이란 단어
같은 감정으로 일련되어있을지도 모를 그 의미에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경우로 각자의 의미들을 달아대며
저마다 다르게 운운해댄다
조건을 따지는 건 사랑이 아니야,
희생은 사랑을 동반해야 해,...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감정 차이와 의미 차이가
쉽게 무너질리는 없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말의 가치와 다르게
어떤 미지의 순간을 위해서 내뱉을수만 있는 비싼 단어로
치부해놓는 일이 약간은 어거지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어떤 의미차이 표현이 단어표현 차이에 달려있을수밖에
방법이 없는 사실은 내게 갈등을 던져준다

내가 그 감정을 지칭할 유일한 방법 '사랑'이라는 단어에
절대적 칭송을 버리기로 하자면,
이미 나의 머리속 사전 '사랑'이란 단어에 명시된 뜻들은
공란으로 아무것도 채워져있지 않은 상태다
사랑을 깨닫게 되거나
사랑을 만나게 되거나
내가 단어 가치에 그때까지 얽매여 있게있다면
그때 '사랑해'라는 말 그 또한 '좋아해'정도의 유치수준이
되어져버려 있을꺼란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그땐 '사랑해'란 말이 아닌 다른 말이 필요할텐데
의미는 다르니 경계를 무너뜨려 혼용하여 쓸 수는 없다
그렇지만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감정의 수준을
단어에 절대적으로 의지해 매겨놓는 일도 내 사고에서
탐탁치 않아져버렸다

그래서 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해란 말을 바칠 준비도
좋아하는 사람 누구에게 쉽게 사랑해란 말을 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모습에 서게 된다

더더욱 쉽게 '사랑해'란 말을 쉽게 뱉지 못하게 될것만 같다..
'사랑해'란 말이 더이상
나의 사랑을 말해줄수 없도록 나의 뇌리에서 유치해져가는것만 같다

'사랑해'란 말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꼭 해줘야할 말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쉽게 할 수도 있는 말도 아닌
무용적인 문장이 되어간다
자연스러운 흐름속에 살아가야 할텐데 말이다..



본문 내용은 9,34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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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