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대우자동차의 주력 차종이 르망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굉장히
많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GM에서 설계하여 대우는 단순히 조립
만 하는 생산기지 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꺼라 생각
된다. GM은 미국의 최하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르망이라는 자동
차를 설계한다. 그리고, 이 자동차를 대우는 조립을, 변속기는 일본
업체, 이런식으로 각 부문들을 전세계적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업체에게 일임하게 되는 것이다.
르망의 Global한 광고를 담당했던 회사는 Saatchi & Saatchi라는 영
국의 광고회사 였다. 후발주자로서 전세계적인 광고 시장에 진입한
이회사는 기존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문제점을 극복
하고 당당한 광고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우뚝서는 개가를 이룩하기도
하였다.
이회사가 광고시장에 진입하던 그 당시 광고시장은 기업들의 각축
장이라고 보다는 예술가들의 전당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광고회사들은 마치 자신들이 예술가들이라도 되는 것 마냥,
절대로 스스로 먼저 손님을 찾아나서는 법이 없었다. 단지 앉아서
기다리면서 손님들이 자신에게 의뢰를 하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던
것이다. 또, 당시의 광고시장은 단골들에 의해서 영업이 이루어지
고 있어서, 신규 진입자인 Saatchi & Saatchi사가 고객을 확보하
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이회사는 이러한 광고시장의 생태를 파고드는데 주력하였다. 이
회사는 광고시장은 예술시장이 아니라, 경제시장이라고 규정하고
손님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면서 의뢰를
받도록 노력 하였다. 그리고, 예술가라는 개념을 가지고는 상상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의식적인 개혁은 결국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주었고, 이회사는 세
게 일류의 광고회사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가 오래 간 것은 아니었다. 이 회사의 의식
혁명은 곧 광고시장 전체로 퍼져나가게 되었고, 이는 다른 광고회
사들도 이 회사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이 회사의 차별성을 희석 시켰고, 이는 위
협으로 작용하게 된것이다.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여 이 회사는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하게 된
다. 이 회사는 기업이 경영을 함에 있어서 다른 회사에 의뢰를 하는
모든 것들을 토탈패키지로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위
기는 계속되게 되었다. 이 회사의 손님들이 굳이 이 회사의 장점인
광고하나만을 보고, 금융이나 컨설팅과 같은 이 회사가 못하는
부문까지 묶어서 서비스를 받으려는 동기를 전혀 가지지 못했기 때
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가지 서비스의 추구는 잠재적인 소
비자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고, 결국 이 회사
의 위기는 더욱더 악화되게 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