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했다. 내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동안 친한척 하지 않던 그가 아쉬울 때가 되어 내게 부탁을 하는 건
내 속을 또 한번 긁어놓기에 충분했다.
어쨌든 그의 부탁은 사실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부탁의 경중, 난이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가 나와 극도로 친밀한
가운데에 허물없이 대할 수 있으며 늘 친분을 갖고 대하는 첫번째 사람으로
(적어도 두번째라도 좋겠다만) 나린?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는 나를 그렇게 느끼고 있지 않았다.
어쨌든 난 매우 상심한 상태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기분이 안 좋기는 이번에 처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