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를 봤다. 좁은 영화관 의자에 엉거주춤
자세로 구부리고 앉아 공포영화 한편을 봤다.
옆에 앉은 커플로 보이는듯한 연인들이 서로 부등켜
안고 깜짝깜짝 놀라는 바람에 나만 서러워 졌다. --;
깊고 푸른 바다 (Deep blue sea)
치매를 연구하는 바다 한가운데의 연구소에서 상어의
뇌조직을 이용하여 인간 뇌세포를 재생시키는 연구를
하던중, 사고로 인하여 무게 4t이 넘는 지능이 발달한
상어들의 발란으로 부터 인간이 살아남는 내용.
이미 식상해져버린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특수효과는
더이상 놀라운 감흥을 주지 못하였다.
같은 '상어'라는 소재를 사용한 '죠스'와 비교해 보았을때
기교적인 면에선 많은 발전을 거듭했지만, 상어가 갑자기
뛰쳐나와 사람 물어뜯고 팔다리 떨어져 나가는건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코믹하게 그려진 흑인 요리사의
신앙심은 종교에 대한 현대인의 무관심을 우회적으로
비꼬고 있는듯한 인상을 주었다.
유일하게 알아 볼수 있었던 사뮤엘잭슨(재벌회장역)은
폼잡고 얘기하다 허무하게 한입에 없어지고 만다.
자연에 대한 도전에 대가로 제물로 바쳐지는 여박사
인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잠영 실력을 갖춘
남자 주인공. 슈트 입고 어찌 그리 잘 뛰다니는지..
피곤한 몸 이끌고 간만에 극장가서 별생각 없이
볼수있는 영화치곤 꽤 괜찮았었다고 결론짓고 싶다...
문득 공포영화란걸 보면서 영화화면만 나오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면 과연 가슴덜컹 덩컹
하면서 놀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