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급기야 관능적인 꿈을 꿨다-몽정을 말하는 게 아님.
꾸고 나서 한참을 생각해도 이게 무슨 꿈인가 싶었는데 아침에
머리 감기 전에 퍼뜩 어떤 일이 연상되면서 그거였구나 했다.
그런데 꿈에서 느낀 감정은 잘 기억나지 않고 관능의 상징으로
나온듯한 동물은 나를 애매하게 아플 정도로만 물었다. 그렇게
까지 당혹스럽지도 그렇게까지 아프지도 않았지만 적당히 아팠
고, 아픔 때문에 당혹스러움은 적었지만 당혹스러웠다.
그 전반부는 경진 누나가 나오는 꿈이었는데 내가 경진 누나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는 두 가지였고, 그 가운데 즐거운 쪽이었
지만 내용은 기억 안 난다.
후반부는 J가 나오는 꿈이었다. 나는 그가 술 마시고 들어올
줄 알고 그의 집에 전화해서 오면 전화 좀 해달라고 말해 놓는다.
그러면서 별 기대는 안 했다. (꿈에서 그는 우리 집에 과외 오기
로 되어 있었다) 아마 꿈에서 그가 전화했던 까닭은 그 때문인
것 같다. 그가 pcs로 해서 목소리가 잘 안 들렸고 또 오래 전화
하면 그에게 요금 부담이 클 거 같아서 내가 전화하겠다고 했다.
pcs로 전화했는데 음감이 엉망이고 하나도 안 들렸다. 그가 나에
게 호의적이었는데 꼭 담고 있던 마음을 고백하는 태도 같았기에
더 조급했다. 내가 나가서 일반 전화로 전화하겠다고 하고 끊었
다. 집 앞 전화 부스를 찾았다. 누가 술 먹고 토해놓은 게 징그
럽게 부스 안에 범벅되어 있었지만 조급했기 때문에 전화했다.
갑자기 무룡이가 실실거리면서 나타났는데 나는 그와 전화할 때
방해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화들짝 놀랐다. 그를 보내느라 시간
이 좀 걸렸고 다시 전화했을 때 J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다른 부
스로 가서 전화 하려다 깼는지 여하튼 잠이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