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란 이름, 너무 많이 들었었다. 그리하여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사람들의 입 속에 그토록 많이 등장
하나 은근히 기대를 했었다. 배꼽잡고 웃는데 다 보고 나면
그 웃음 속에 슬픔이 남는다는 친구의 소개를 들었었다.
영화는 화목한 가정이 형성되는 전반부와 나치의 아우슈비
츠 대학살이 진행되는 후반부로 나누어 구성된다. 전반부는
말 그대로 즐겁다. 어색한 싸구려 삼류 오락물이라 비난받는
다 하더라도 즐거우면 장땡이다. 우연에 의한 사건들이 오히
려 더욱 즐겁고, 독특한 인물 설정도 즐겁다. 반면 후반부는
비극을 강요한다. 물론 이 비극이 전반부와 조화가 잘 되어
웃음 속의 슬픔을 어색하지 않게 이끌어 냈으면 아주 좋았을
텐데 사실 영화는 그렇지 못한 느낌이었다. 비극을 강요하는
데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베니니가 정말 비극을 강요하고 싶었다면 보다 극적
인 위기가 있어야 했다. 허점이 다분한, 그리하여 우스꽝스
럽게까지 느껴지는 나치는 위기감을 줄 수 없다. 그러니 긴
장도, 슬픔도, 모두 감독, 혼자만의 몫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귀도가 죽는 장면은 너무 극적인 처리가 없어 소멸에
의한 허무감이 아니라 황당함에 의한 허탈감이 들 정도였다.
분명 이 영화는 이렇게 전적으로 욕먹을 필요까지는 없는
영화이긴 했다. 이는 오히려 괜찮게 만들었기에, 보다 잘 만
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에서 비롯된 비평이지, 결코 홍콩영화
금병매,처럼 내 시간과 돈에 대한 분노의 비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