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항공권 예약까지 다 마쳐놓고는 아침에 일어나질 않았다.
음. 사실 혼자가서 청승맞게 있는다는 것도 좀 그랬던 건 사실이나
'그래 떠나는 거야' 했던 그 시기가 너무나도 지나버린 탓이다.
예정대로라면 월요일 새벽의 기분으로 아침에 공항엘 갔어야 했는데
'우리' 속에 희석된 '개인'의 의미로 그 시기가 월요일 저녁 아니 밤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갖고 있던 일종의 객기는 점점 이성적인 생각에
짓눌려지고 난 예약을 해놓고도 안가게 된 셈이다.
게다가 예약을 마치고 친구에게 전화걸었을 때 그의 한 마디는 내가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게 하는 크나큰 이유가 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