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집에 돌아 와 오랜만에 주말을 집에서 보낸다.
비디오 한 편 볼까 했더니만
TV에서 미술관 옆 동물원,을 한다 하여 관두고 기다린다.
남희석,이휘재의 멋진 만남이다.
남희석은 에전의 좋았던 이미지를 점점 훼손시켜 가는 인상을 받는다.
밥을 먹는다.
어제부터 계속 오징어요리다.
돌솥오징어덮밥, 오징어덮밥, 오징어덮밥.
이틀 동안 내내 오징어덮밥만 먹었더니 그 좋아하던 오징어도 식상하다.
드디어 미술관 옆 동물원.
탄탄한 시나리오라기에 기대했지만 좀 실망스럽다.
채널을 요리조리 돌리다 보니 아름다운 性,이란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첫 날 밤의 이야기.
남녀, 신혼여행 첫 날 밤에 하는 걱정 BEST 3
남 : 1위-여성의 성감대 위치
2위-조루
3위-성기크기
여 : 1위-삽입에 대한 두려움
2위-가슴크기
3위-혼전경험
이란다.
그냥 웃음만 나왔다. 性이 언제부터 코메디였을까.
그러므로 나는 며칠 전 순결을 잃었다. 의미심장하게.
예전 같으면 이런저런 얘기를 이미 했었을텐데
이제는 지나친다.
마음은 있건만 몸이 귀찮다.
끄적끄적,도 사라질 것인데
아쉬움에 인터넷 관련을 제외하는 정도에서 끝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개인적인 이야기.
나는 요즘 섹시한 남자가 되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너.무.나.도. 어려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내가 섹시해지기로 했다.
틈틈히 운동,이래봤자 팔굽혀펴기,을 하고 있는데
내 가슴 만지는 게 재미있다. 서로 가슴 만져주기 게임이라도 하고 싶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데
아마도 디자인쪽은 역시 여성이 수적으로 많은가 보다.
사장이나 대표는 대개 남자지만 디자인 관련 실무자는 역시 여자다.
나는 100% 여자와 일해왔다.
게다가 이상스레 내 나이 또래들만 만나게 된다.
며칠 전 성공한 대학벤쳐 특집으로 우리가 한 번 더 소개됐는데
솔직하게 고백할 걸 그랬나 보다.
저희의 실력 이상의 급성장은 아마도 제가 대학시절 충실히 익혀온
여자 꼬시는 법 덕택이었나 봅니다.
사실 잘 못 꼬신다. 다만 시도가 워낙 많다보니 간혹 건지는 정도였지.
talkernet쇼다.
김원희는 꽤 마음에 든다. 목소리가 좀 어색하지만.
김원희가 무명이던 내 중학생 시절
Hot Wind라는 당시 선데이서울 이후 최고의 음란비스무리잡지에
수영복 차림으로 소개된 기억을 난 아직 갖고 있다.
파파,란 가장 잊지 못하는 드라마에 차태현과 윤손하가 나온 걸
이제서야 안 걸 보면 김원희는 당시에도 내게 인상 깊었나 보다.
이주노랑 채정안이 초대손님으로 나왔다.
이주노는 참 겸손하다.
그래도 잘하는 구석도 있어요, 살짝 포인트 주는 것도 보기 좋다.
그리고 아, 채정안.
얼마나 보고팠던 그녀던가.
웹디자인을 하면서 초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게
다름아닌 채정안 공식 홈페이지 만드는 것.
2집의 모습은 처음 본 것이었는데 사이버틱하게 꾸미려고 해서 그런지
1집의 섹시함이 나타나지 않아 실망을 다소 했다.
요즘 난,
세상을 다시 보고 있다.
예전에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보고 있는 중이다.
찻집에 가도, TV를 봐도, 지하철을 타도...
저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데 얼마나 고생했을까,
저 CF를 구상하는 데 얼마나 고생했을까,
저 광고문구를 짜는 데 얼마나 고생했을까.
생각하게 된다.
원체 디자인적인 감각이 전혀 없던 내가
요즘은 그나마 사물이 배열된 모양이라든가 위치, 조화도, 색상 등등
과거에는 아무렇지 않게 여겼거나 고작해야 괜찮네, 정도로 생각했던 것들을
새롭게 보기 시작한 게다.
물론 이제 나야 작업적인 면은 완전히 손을 놓았지만.
사실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서,
나보다 바쁘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걸 알면서도
자꾸 바쁜 척 하는 내가 스스로 못마땅해진다.
그렇지만 주연의 말, 동감한다.
마음이 바쁘니까 실상 몸은 바쁘지 않으면서도
삶에 여유가 없어진다던 그 말. 동감한다.
제 목:(아처/] to 주연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4/29 04:20 읽음: 18 관련자료 있음(TL)
부디 혼자 너무 늙지 말거라.
아직 갈 길이 멀지 않느냐.
네 기분을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
나 역시 내 사회친화적인 모습에 많은 회의를 느낀 것도 사실이고.
그렇지만 사람은 고작해야 거기서 거기가 아니겠느냐.
쉽게 예수든, 부처든 될 수 있었다면
세상에 종교는 존재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네가 사회에 일찍 나서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과정들을 이미 겪어왔기에
지금, 이제서야 네 과거를 밟아보는 우리의 심정을
이해는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예전, 처음 공익이 되어 상상치도 못했던 얼차려를 받을 때가 있었다.
그 때는 그 색다른 상황이 너무도 어색하고 신기하여
많이 떠벌리곤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얼차려가 준 것도 아닌데
떠벌리는 일이 점차 줄어들게 됐었다.
아마도 그런 거라 생각한다.
나는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삶 자체에서도.
시간의 그 거대한 힘을 믿는 사람이다.
삶은 시간과의 싸움이란 소각을 잊지 않고 있다.
아직은 나의, 그리고 우리의 상황들이
어색하고 다소 신기한 게 사실이다.
분명 네겐 식상하고 유치해 보이는 것들이
우리에겐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색다름이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너는 구멍가게 주인을, 나는 도인을 꿈꾸고 있지만
이 저잣거리에 얼마나 도인이 있겠느냐.
나는 인간이란 다들 거기서 거기란 확신을 품는다.
인간에게 너무 많은 바램을 갖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다들 통속적이고, 타락해 있고, 유치하고...
뭐 그저 그런 게 인간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부디 혼자 너무 늙지 말거라.
그리고 후배들의 재롱을 귀엽게 봐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나는 시간을 믿는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식상해 지겠지.
그리고 더 큰 걸 깨닫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