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말하는 방법에 혼란을 겪게 된다.
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어떻게 말을 하여야할지 알 수 없어진다.
그리고 두려워진다.
나이는 삶에 책임을 부가한다.
쉽고 가볍게 이야기한 것들에도 나는 이제 얽매인다.
내가 여름을 좋아했던 까닭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계절적 이점이었다.
나는 밤을 좋아한다.
아무리 늦어져도 얼마든지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여름을 나를 좋아했다.
그러니 이제는 여름을 좋아할 까닭을 잃어버렸다.
단지 느슨한 건 아직 좋다.
사람들 모두 축 쳐져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 채 그냥 흐느적거리는 게 좋다.
loose.
느슨한. 매어있지 않은. 헐거운. 축 쳐진.
다시금 새천년의 그 기대감을 느끼고 싶다.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나를 완전히 열광시켰던 그 새천년은 겨우 이것뿐이다.
벌써 반을 훌쩍 넘겨버린 허무한 새천년이 조금은 원망스럽다.
그렇지만 나는 성장한다.
한창 바쁠 이틀 전
갑작스레 두 친구가 사무실 근처로 찾아와선 내게 말했다.
많이 늙었구나.
늙는다는 것. 시간이 흐른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삶을 알게 된다는 것. H2 완결판을 본다는 것.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전화를 받는다는 것.
음악을 듣는다는 것. 영화를 본다는 것.
조용한 찻집에 홀로 앉아있는다는 것. 전시회장을 거닌다는 것.
언제나 마지막은 죽음이다.
죽음.
그리고 yahon의 컴백을 환영한다.
아마도 이제, 다시 나우누리에 연결되어 있을 것도 같다.
제 목:(아처/] 상쾌한 토요일 오후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6/17 15:54 읽음: 13 관련자료 없음
다시 집. 어쩐지 기분이 좋은 토요일 오후다.
잘 됐든 잘 되지 않았든 어쨌든 급한 불은 대강 꺼놓아
아주 시원하고,
또 후덕지근한 여름날이 마음에 든다.
어머니께서 끓여놓으신 조개탕이 의외로 맛있게 느껴지고,
사랑 타령 하는 친구들이 귀엽다. --;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오늘은 칼사사 7월 정모가 있다고 한다.
이따 일이 있긴 하지만
가봐야지.
나는 친구들이 참 보고 싶은데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래서 조금은 서운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다. --+
징크스.
게시판에 글을 쓸 때면 꼭 담배가 떨어진다.
이상한 일이지만 또 이상한 일도 아니다.
무언가를 할 때면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된다.
그러니 평소 같으면 여유로울 담배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한 이치.
집에 있는 컴퓨터가 고장난 게 며칠인데
여전히 그냥 돌리고 있다.
컴퓨터 고장이라면 신물나도록 고쳐봤기에
이제 왠만한 수리는 껌이라며 혼자 우쭐해 하지만, --+
막상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고치려고 하니 귀찮다.
나는 나를 위해서는 그저 자고 싶을 뿐이다. zzz.
TV에선 한국과 일본의 ABA 농구경기 중.
일본인 이름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미도리, 히까리, 하루까, 사끼마 그리고 아야꼬.
앗. 늦겠다.
빨리 일 보고 정모 가야지. --+
쌈박한 여인들 많이 왔으면 좋겠다. 냐옹. --;
achor Webs. achor
제 목:(아처/] Re: 어라.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6/23 00:10 읽음: 17 관련자료 있음(TL)
잡곡나라,라는 ID는 아직 기억하고 있어.
의외로 사소한 기억력이 내겐 있단다. --;
혹 너 역시 아직 기억하고 있니?
시공을 초월한 고독한 사막에 홀로 존재했던
그 동사서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