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작성자 achor ( 2001-09-03 07:18:52 Hit: 1269 Vote: 62 ) 분류 씨바 지갑을 잃어버렸다. 언젠가는 매일 같이 술에 취해 지갑이며, 다이어리며, 가방이며, 핸드폰이며... 개체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잃어버렸던 시절도 있지만 이번에는 아주 오랜만의 일이다. 나는 오랜만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을 잃어버린다는 의미는 다시금 귀찮은 작업들을 해야한다는 걸 의미한다. 각종 신분증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신용카드며, 이런저런 카드들을 복구해야 한다. 생각만 해도 그 귀찮음에 오금이 저린다. 사실 기분은 편치 않지만 어쩌겠는가. 전적으로 나의 잘못인 것을. 그래서 생각한다. 오히려 잘 됐다고. 어떤 미친 새끼가 칼로 나를 쑤신 후 지갑을 빼갈 수도 있었고, 승진했다고 거나하게 취한 한 음주운전자가 나를 치고 달아났을 수도 있다. 적어도 나는 아직 살아있고, 그리하여 다시금 지갑을 사고, 신분증과 카드들을 재발급 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던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참 행운아다. 고진감래.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나는 지금의 불운이 내게 더 큰 기쁨이 되어 돌아올 것을 의심치 않는다. 내가 지금 500원짜리 복권을 긁는다면 사상 초유의 대박에 당첨될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복권을 긁지 않는다. 그건 너무 큰 행운이다. 너무 큰 행운이 오면 다시 너무 큰 불행이 다가오는 법. 내가 지갑을 잃어버림으로써 느꼈던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는 적당히 괜찮은 행운이 내게 다가오길 희망한다. 아침 7시. 우유에 코코볼을 타 먹으려 했건만 아직 문을 연 슈퍼가 없다. 이 동네 사람들은 너무 게으르다. 나를 포함하여.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62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freeboard/1248 Trackback: https://achor.net/tb/freeboard/124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4383 220 11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4183영상 (mariah carey) hero.mp3 achor 2000/04/052303117 4182답변 Re 1: 오랜만이야 칭구 achor 2001/07/18132067 4181독백 Norwegian Wood achor 2001/07/18123664 4180잡담 캐리비안 베이에 다녀왔습니다. achor 2001/07/20134571 4179독백 8월에는... achor 2001/07/22119662 4178제작 php+xml acBoard 미완. --+ achor 2001/07/23155071 4177잡담 A형 achor 2001/07/241680100 4176공지 사무실 이전으로 인한 서비스 중단 공지 achor 2001/07/251283126 4175황당 힘! achor 2001/07/252765137 4174제작 NeoBoard detail 기능 테스트 버전 achor 2001/07/26150592 4173공지 Server 용량 증설 achor 2000/04/06152482 4172잡담 MBC 100분 토론을 보면서... achor 2001/07/27129373 4171경악 BL Family taegyo님을 소개합니다. ^^ achor 2001/07/30140079 4170공지 1차 네트웍 교체를 단행하였습니다. achor 2001/07/31121792 4169알림 오후 3시, 사무실 이전을 단행합니다. achor 2001/08/04135474 4168알림 서버 재가동 achor 2001/08/11179073 4167독백 2001년 9월 1일 achor 2001/09/01126772 4166잡담 3학년 2학기 수강신청을 하면서... achor 2001/09/02123675 4165씨바 지갑 achor 2001/09/03126962 4164독백 꿈 achor 2001/09/03131654 7 8 9 10 11 12 13 14 15 16 제목작성자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