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을 보기 방금 전까지 취업 사이트를 보고 있었단다.
며칠 전 취직한 친구에게 취업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학교 취업센터나 인터넷 사이트라고 하면서 한 곳을 추천해 줬거든.
대충 기업들의 구직정보를 훑어보다가 별 다른 지원대상을 찾아내지 못한 채
결국은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적혀있는 게시판까지 가게 됐는데
깜짝 놀라면서도 요즘 취업이 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어.
이력서를 100번이나 냈으면서도 한 번 붙지 못했다는 사람,
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거의 만점으로 졸업한 데다가 토익까지 만점에 가깝다고 하는데 계속 낙방하고 있다는 사람,
또 아주 힘겹게 합격을 했다면서
면접시 예상질문 목록이나 의상, 말투, 자세 등을 잘 정돈해 놓은 사람들까지
참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있더구나.
불과 몇 해 전 대학 저학년 시절만 해도 같이 당구치러 다니거나 술 마시고,
또 여자애들을 만나거나 함께 살기도 했던 과 친구들이 대기업에 척척 합격해낸 모습이 다시금 신기해 보이더라고.
요즘처럼 취업이 진실로 가슴에 와 닿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대학 4학년, 주위 모든 친구들이 취업을 이야기하고 있고, 또 이제는 대학생활도 끝이라는 생각이
혹 내가 취업에 조급한 마음을 갖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야.
때가 되어 결혼하는 일을 지금은 그토록 싫어하면서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결혼할 시기이기에 결혼하고 마는 일이 생길 것도 같아 더욱 슬프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을 것인데,
그 때가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내 상황, 내 주변 여건이 요구하여 결정된다면 무척이나 안타까울 것 같아.
네 나이는 아직 젊으니 충분히 생각하고, 네 신념을 갖고 차근차근 걸어나가렴.
지금 조금 힘들거나 어려운 건 긴 삶 전체에 있어서 별 것 아닐 거야.
조급한 마음으로 쉽게 선택한다면 어쩌면 그 선택이 평생의 네 모습을 결정해 버릴 지도 몰라.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어요."
참으로 맞는 말이고, 가장 좋은 業의 선택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돼.
잘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그렇게 스스로 선택해 낼 수 있다는 건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이야기만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것은 여전히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
나 또한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있으니 대충 삶의 중요한 선택을 해버릴 생각은 없단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생각하여 찾아낼 거고,
그것을 향해 평생을 투자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