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업을 들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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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588 Vote: 41 )
분류      잡담

날밤을 까고 새벽부터 경찰청으로 출근했답니다.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학교 수업을 듣는 날.



학교에 다니기로 하고 일을 시작했기에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이에 빠져나오는 것도 미안한데

게다가 지각까지 한다면 정말 염치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차라리 가서 자기로 결심하고 일찍 나선 것이지요.



하지만 깨어나보니 역시 오후. --;



어쨌든 점심을 먹고 학교에 가서

용민이, 정우, 형진이 등 옛 친구들과 오랜만에 해후를 했죠.

아시다시피 학교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제가

친구로 지내는 학우들은 모조리 대학 첫 OT 때 같은 조였던 사람들이죠.



알고보니 다들 따이더군요. --+

유유상종, 끼리끼리 뭉친다고, 그래도 저희들끼리

밥도 먹고, 학생증도 새로 발급받고, 수강신청 변경도 하고 그랬답니다.



그렇지만 수업은 역시 각각.

하루종일 혼자 수업을 들었지요.



오늘 들은 수업들은 모두 정치외교학 수업이었는데

경제학이나 신문방송학보다도 재미있는 편이더군요.

물론 어쩌면 아주 오랜만에 듣는 첫 수업이기에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데 유달리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어쨌든 혼자 즐겁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홀로 수업을 듣고 나니

혼자 수업을 듣는다는 게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마음가짐이 편안한게 아주 좋더군요.



그래서 수강신청을 모두 변경해 버렸지요. --+



저는 12학점을 인터넷으로 취득하기로 했습니다.

학교에는 일주일에 세 번 가는데,

낮에 잠깐 들려서 몇 시간 들으면 되게 되었죠. ^^



지금까지는 몰랐는데

오늘 곰곰히 따져보니까 졸업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물론 학부제 시행으로 취득학점이 현저히 낮아져서

졸업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신문방송학과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제게 있어서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4년 동안에

각 과목 33학점씩 이수를 해야하고, 교양을 39학점 이수해야 하는데

전공만 들어서 더이상 들을 전공이 없다고 생각한 제가

막상 이수한 학점은 겨우 12학점이더군요. --;

몰랐는데 다들 F였나 봅니다. --+



그래서 제3전공을 오늘 하루 즐겁게 들은 정치외교학 대신에

컴퓨터공학으로 바꿔버렸답니다.

인터넷만으로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간 비전공자로서 야혼한테 무시당하는 등

슬프고 치욕적인 경우가 많았었는데 잘 된 것이지요. --+



어쨌든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인터넷으로 학위를 따기도 하고,

또 꽤나 보수적이여서 제가 1학년 때는 온통 고시생 뿐인 것 같았던,

그래서 염색한 제 머리가 튀어보이기도 했던 우리 학교가

어느새 음악을 틀어놓고 자유로운 힙합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후배들로 뒤바꿔있기도 했으니까요.



지금 같아서는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다소 외롭긴 하겠지만.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80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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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