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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664 Vote: 67 )
분류      독백

언젠가는 혼자 술 마시는 것처럼 처량해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혼자서는 술을 마시지 않았더랬죠.

물론 예전에는 혼자 술 마셔야만 하는 비극적인 경우도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언제라도 널널했으니까요.

술이 마시고 싶으면 언제라도 불러낼

그지 같은 야혼이나 용팔 등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간혹 혼자 캔맥주를 마시곤 한답니다.

모두들 바빠져서 시간 맞추기가 쉬운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일본산 KIRIN ICHIBAN이란 맥주를 주로 마시는데,

맛이 아주 진하답니다.

아마도 그래서

장난감 저금통만큼 귀엽도록 자그만 캔에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맥주를 마신 사람이라면

누구라면 인상을 찌푸릴 거예요.

정말 쓰고, 독하거든요.



예전엔 그렇게 맥주가 싫더니만

요즘은 좋아지네요.

약간 알딸딸한 지금, 이 기분이 좋습니다.

혼자 적당히 술을 마시는 것도 이렇게 좋군요. 또 자유롭고요.



vluez도, 홍군도 출근 안 해 아무도 없는 이 시간.

새벽 4시. 참 고요하기만 합니다.



외롭기도 하지만 사람들 만나는 게 귀찮기도 합니다.

여행을 가고는 싶지만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게 일로밖에는 느껴지지 않네요.

소개팅을 갈망하고는 있지만 사실 소개팅 하는 것도 귀찮습니다.

저는 지금, 누군가를 사귀고 싶지도 않습니다.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시간이 주어진다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써버려도 아무렇지 않을 그런 시간들 말입니다.



자. 한 캔 더 마셔봐야겠습니다.

아주 기분이 괜찮군요.



혹시 혼자 술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단, 음악은 작게 틀어놓으십쇼.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70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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