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자백할 것이 있다. 나는 샐러드 중독자가 맞다.
나는 언제고 한밤중에 아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발소리를 내지 않고 살금살금 주방으로 와서 한 손에는 비네그레트 소스 통을, 다른 손에는 아루굴라 그릇을 들고 있는 나를 덮칠까 봐 조마조마해 하며 살고 있다. 일부러 채소를 더 많이 요리해서 샐러드가 먹고 싶은 욕구를 누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식기세척기를 돌리기가 귀찮거나, 아니면 17층까지 한참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내에게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