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대와의 만남과 다가올 슬픈 이별까지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어...
잠시 그대 나를 잊고 사는 그 순간에도 그대를 난 기억하며 살아갈테니...
난 언제까지 그대를 원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제는 기억해주길 바래...
내겐 하나뿐인 그댈 위해 내 모든 것을 원해도 다 줄 수 있는 사랑이라고...
사랑해요... 그대만을 영원히...
약속할께... 처음 느낌 그대로...
박정현, <P.S. I love you> 중에서...
처음, 난 이 노래의 곡목조차 모르고 있었다...
우연찮게 이걸 부르게 되기 전까지는...
구차하게 이 노래가 내 맘을 대신한다느니...
난 아직도 소영을 잊지 못하고 있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는 않으련다...
이미 결정한 일에 대해 다시 미련을 갖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테니...
다만...
먼 훗날, 진짜 나의 갈비뼈 반 쪽을 만나게 되면...
그 때는 그를 내가 '열심히 사랑했던'...
첫 번째 여인으로 기억하게 되겠지...
그와의 90일간의 일정이 적힌 다이어리 속지는 집에 있다...
더 이상 봤다가는 내 감정을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그리 좋은 일이 못될뿐더러...
정말로 내가 비겁하게 되는 것일테니...
사진은 그대로 있다...
이제는 막역한 친구로서 그를 받아들여야 하기에...
나름대로 힘이 들었음을 자인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그가 얼마나 나 때문에 힘들어했을 지를 알기에...
군에 언제 가야 할지가 참 문제다...
이미 1월, 아니면 2월이 입대 시점인 것은 분명한데...
언제가 되든 내게는 시간이 그리 없다...
사회에서 조금은 명예롭게, 그리고 여유있게 물러나고 싶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조금은 편안했던 벗으로 남고 싶다...
군에 있는 친구들에게 거의 마지막이 될 엽서를 썼다... /Keq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