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o] (퍼온글) 대화방 중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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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용 (kky1328 )


[수필] 대화방 중독증 07/08 02:33 139 line





대화방 중독증





우리는 흔히 문명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또 과학기술의 발전에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산


다. 날마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그렇고, 지하


철이나 비행기도 마찬가지다. 돈이라는 것, 전화


라는 것, 오디오, 비디오, 티브이, 진공청소기,


그리고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보 통신


기계들에 대해서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그 환상이 자신을 몰락시키는 것도


모르면서 깊이 깊이 빠져들기만 한다. 들어갔다


가 나올 것은 전혀 생각질 않고 그냥 부르는 대로


아래로 더 아래로, 깊이 더 깊이 빠지고 만다.


스스로 헤어 나오기를 원하지만 그 깊이가 너무


깊으면 흰 가운의 의사들로부터 치료를 받아야 한


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떤 사람들은 비웃듯이


말한다. "사람은 어차피 한번은 죽는데 그런 것


이 무서워서 못하겠냐"는 것이다. 어찌 보면 맞


는 말인 것도 같다. 한 번 왔다가 가는 세상이니


몸을 아껴서 무엇을 할 것이며, 있는 대로 즐기며


살다가 그냥 빈 몸으로 훌훌 떠나면 되는 것이 인


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


람들은 그 가치에 대하여 너무 소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상의 어떠한 일이나 문


명도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행


복한 마음으로 살아야 가치가 있다. 사람의 정열


이나 사랑은 올바른 곳에서 타올라야만 의미가 있


지 자기를 마구 짓밟고, 그로 인하여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를 말리는 고통을 주어서는 안될 것


이다.


며칠 전 어느 신문에 게재된 기사에 나온 인터


넷 중독자들에 대한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무척이나 크다. 날마다 네트워크에 매여 사는 사


람을 향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이다. 미국의 유명


한 시사 주간지인 USA 투데이지는 전미(全美) 심


리학 학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하여 '인터넷


중독자'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후유증은 알코


올 중독자나 마약중독자의 임상적 징후와 일치한


다'고 전한다. 이 연구는 매일 5시간 반 정도를


컴퓨터 앞에 붙어사는 인터넷 마니아 3백96명을


대상으로 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자는 숙취와 같은 몽롱


함, 원인 불명의 무력감, 일상 업무 장애 등과 같


은 단순한 피로감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 질환이라


고 규정한다.


이 연구에 참여한 피츠버그 브래드포드 대학 킴


벌리 영 교수는 "일부 인터넷 광뿐만 아니라 전문


직종의 많은 직장인들이 인터넷 중독증을 앓고 있


다"고 말하고 "이러한 증세는 치료를 요하는 심각


한 것"이라고 경고한다. 영 교수는 인터넷 중독


의 대표적 증상은 환각 증세를 예로 들었다. 끝


없는 성적 환상에 도취되거나 소설, 연극,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현상이 자


주 일어나 현실감을 잃고 무중력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교제에 흠뻑 빠져들어 실생활


의 인간관계에 무심해지고 '대인 기피증'까지 보


인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인터넷에 함몰되면 항


상 새로운 정보나 주요 인사에만 맛들여져 주변의


일상사에 흥미를 잃고 실생활에서 무력감을 느낀


다고 한다.


물론 이것이 인터넷 중독자의 증세의 전부는 아


니다. 우리 나라도 요즘 들어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 인구가 1백만을 넘어선지 몇 달이 지


났다. 그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사업은 일취월장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직


장인의 경우에는 밤새 채팅(대화)을 한 상태로 출


근을 하여 업무 의욕이 떨어지고, 새로운 사고와


아이디어보다는 현실안주적인 나태함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일부 주부들은 남편이 출근한 뒤 바


로 통신망에 접속하면 저녁 늦게까지 다른 일을


할 의욕을 잃게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제할 의지가 약해져서 가정에 불화가 생기는 경


우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아이들에 대한 배려나


관심보다는 통신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먼저 생각


하고, 그것을 충고하는 남편에 대하여는 실망감과


신경질을 자주 내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불어 하는 일없이 통신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고독감을 느낀다고 한다. 누군가를 만


나서 이야기를 하는 대신 네트워크 속에서 만난


연인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직접 만나는 대신


대화방에서 이야기를 하는 데 더 열중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여자가 다른 사람


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불안해지고, 질투를 하


게 된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네트워크를 하


나의 세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을 현실의 사람들로 착각하고,


그 속에서 만난 연인들을 현실 속의 애절한 연정


으로 이어진 관계라고 믿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나눈 아름다운 이야기가 바로 현실이라


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대화방에 처음 들어온 사람


들에게 쉽게 나타난다. 그리고 남자들보다는 여


자들, 그 가운데서도 주부들이나 사랑의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남편이


없는 자리, 아이들이 없는 자리, 오직 자신만이


있다는 고독감에서 그럴 것이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달래 준다


는 그 자체만으로 안정감을 갖게 되는 지도 모른


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는 아주 심각


한 문제를 낳고 만다. 오래된, 아주 노련한 사람


에 의하여 자신이 길들여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


한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더 깊은 문명의 가상현


실이라는 바다로 빠져들기만 한다. 헤어나올 때


가 되면 몸과 마음이 지쳐 있고 생활이 엉망이고,


또 하나의 증오를 안고 나온다. 그래도 그 속에


서 가졌던 모든 일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가 쉽


지 않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속


담처럼, 힘들수록 다정한 이야기를 해주고,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사람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드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어떤 것도 자신과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오래도록 네트워크에 매달린다고


하여 한 순간에 인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스스로 노력하여 결실을 얻


어 가야만 행복을 느낀다. 땀을 흘려야 하고 머


리를 써야 한다. 그리고 적절한 운동을 하여야


한다. 그래야 만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다. 아무리 문명이 완벽하게 가상의 현실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고 하여도 주체는 오직 자신이어야


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 보다 못하다'는 속담도


있다. 아무리 좋은 문명의 공간에서도 너무 지나


치게 빠져들면 문명이 없는 것보다 불행하다. 이


것은 우리의 인성(人性)을 파괴하고 스스로 멸해


가도록 만들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지식을 쫓기


보다는 지혜를 찾아 나선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


럼 하나를 알고 있다고 하여 그것이 모든 진리가


아님을 알아야 하지 않을? ??가끔은


자연 속에서 바람과 별과 구름과 물이 주는 향기


를 느끼고 비좁은 방안을 탈출하여 신선한 느낌을


찾을 줄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어쩌면


더 아름다운 인생, 행복한 인생의 의미가 있을지


도 모르니 말이다.<1996. 7. 8 月山 康吉


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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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10:19:48